생각의 정리가 필요한 시간.

PUBLISHED 2010. 2. 22. 06:06
POSTED IN 카테고리 없음


강남역 한복판에 2010 0222 0312


'인생은 즐기는 것이다.' 라는 말을 들으면 참 우울하다.

좀 더 일찍 이 말의 의미를 알았더라면... 내 나이 29에 이렇게 초조하고 단거리로 살진 않았을꺼란 생각이든다.


열심히 참고 앞을향해 나가면 분명히 조금씩 좋아질꺼란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던 내 삶은

사회 3년차에 아무런 감흥없는 사회에서 무기력하게 살고 있다.

열심히 한다. 참는다.는 내 인생에서 즐긴다. 라는 단어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누구보다 즐기고. 재미있다는걸 표현해야 하는 나는 누구보다 참 재미없는 인간이 되었고. 그게 참 컴플렉스다.


내가 그나마 재미있고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을까.. 생각해보니

군대가기전 대학교 2학년때.

수업이 끝나면 자취방으로 가서 씻고, 밥먹고 한숨자고...

새벽 1~2시에 학교에 다시 올라가 수업 들어갈때까지 내 일과 과제를 했던.. 그때

난 대학교 2학년인 주제에 내가 한 과제를 교수한테 검사가 아닌. 자랑을 하려 했었고,

내껄 팔러 나가는 마인드로 대화를 했던게 생각난다.. 미친놈.ㅋㅋ


학교에 올라가던 그 시간에 집으로 내려오던 선배들과 동기들.

늘 나보고 학교에만 있는 놈이라고 우스게로 얘기했던게 기억난다.


그땐. 지금생각해도. 재미 있었다. 그때도 그렇게 느꼈었고.

머리숱도 지금처럼 적지 않아, 빡빡 밀었던 머리를 자르지 않고 길러 머리띠를 하고 다닐정도로 길렀던 그시절...

밥먹는 시간이 아까웠고, 자는 시간이 아까웠다.

구멍뚫린 칙칙한 과잠바를 입고다니고, 늘어진 티에 무릎늘어진 청바지를 입고 다녀도 찰피하지 않았다.

난 열심히 하고 있는 디자이너였으니까. 라는 자부심이 마냥 컸다.


그런데 지금은. 사회를 알고. 이미 디자이너가 되어서 그런걸까??

즐겁고 재미있을꺼라는 생각은 도데체 무슨 근거로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내 스스로가 의야하다.


난 뭘 원한걸까?

명예?

돈?

누구나 보고 부러워 할만한 이쁜 여자친구?

지금보니 그런거 같다.


주목받고 여유있으며, 부러움의 대상이였으면 좋겠다.



근데 걷다보니 전에보던 노다메칸타빌레에서 듣던 대사가 생각났다.

노다메가 유학을 가서 상당히 초조해 하던때에 국제 콩쿨 1위의 연주를 보고 똑같은 곡을 마구 연습했던 모습을 보면서 교수가 노다메에게 얘기한 말

"넌 너의 연주를 해라. 그런건 그 사람이 하게 맏겨두고."

참 인정하기 싫은 말이지만.

스포트라이트 받고 주목받는 디자인은 그들에게 맡겨둬라.

난 꾸준하고 소소한 디자인을 하는 사람의 역할을 해라.

라고 정해주는것 같은 말이지만..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마음편하게. 좀 즐겨보기로 결심했다.

꼭 내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어서가 아닌 그냥. 내꺼. 하고싶다.

논문도 좀 즐기고 싶다.

그림도 즐기고, 음악도 즐기고 싶다.

내 인생을 즐기고. 세상을 즐기고 싶다.

아니. 즐기자. 이제. 이런거 생각말고.











즐기자. 브라보.